Prince Blub's Island

어학연수를 가려고 해도 막막한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는 어디는 한국인이 적다, 어느 과정을 하면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공부도 된다는 등 귀에 솔깃하지만 막상 정보가 없는 말들만 들려오고 유학원들에서는 대형 어학원만 권유한다. 게다가 몇 개월 등록을 하면 교재를 공짜로 주고 한달을 무료로 다닐 수 있다고도 한다.

유학원에서 권하는 곳을 가는 것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권유한다고 해서 무조건 가거나 장기 등록을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한국 내에서 어학연수 준비를 한 많은 학생들이 후회하는 때가 장기 등록을 해 놓은 상태에서 어학원이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유학원에서는 '수속료'라는 것을 받는데, 많은 경우 이를 받지 않는다며 광고한다. 자세히 보면 유학원에서 지정해 놓은 어학원을 등록하는 경우에 한해서 이 수속료를 면제해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유학원에서는 어학원에서 받는 인센티브 때문에 해당 어학원을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학원에서 광고하는 '이곳은 한국 학생이 별로 없어서...'나 '국적 비율이 있어서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유학원들이 몇몇 대형 어학원에 집중적으로 한국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와는 거리가 먼 홍보성 멘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학연수를 준비해야 하는가?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부재이다. '한국인이 적다'는 정보가 가장 부정확한 정보이다. 매달 등록하는 학생있는데 어떻게 한국인이 별로 없다고 장담한다는 말인가? 또 한 어학원이 모든 프로그램이 좋을 수도 없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어학원을 직접 방문하고, 거기서 수업을 들어본 후(Trial lesson) 등록을 결정하는 것인데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어학원 등록 및 홈스테이까지 결정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거의 불가능한 방법이다.

차선책은 유학원을 통해서 단기간 등록을 하는 것이다. 단기간은 2개월 정도를 말한다. 이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비자 문제이다. 비자 조건이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캐나다의 경우 6개월 이하는 Visitor 비자로 별다른 절차 없이 체류(이후 연장 가능)할 수 있고 학생 비자를 받아서 간 후 현지에서 연장하는 것도 가능한다(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다만 이 비자를 발급받는 것에 대한 정보는 최신 규정을 알아야 하므로 유학원 상담원분들께 문의해보기 바란다. 학생 비자의 경우 어학원 2개월을 등록하면 비자가 나오는데 딱 2개월만 비자를 주는 경우는 드물고 그 이상 주게 된다. 딱 2개월만 받았을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가자마자 비자 연장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인데, 도착해서 바로 학원을 알아보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현지에 익숙하지 않은 초반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자신이 없는 경우 어학원을 3-4개월 정도로 신청하고 대신 수업 스케줄을 오전(보통 8시 30분/9시에 시작, 12시 30분/1시 정도에 끝나는 프로그램)으로만 잡는다(이유에 대해서는 추후 설명하겠다). 그러면 아마 비자가 4개월 이상 나오므로 심리적인 여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 비자도 받았으니 가서 등록한 어학원을 다니면서 애초에 등록한 2달만 다닐지, 아니면 마음에 들어서 연장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가서 한 일주일쯤 시차 적응을 한 후 현지에 있는 유학원을 찾아가자. 한국인 상담원이 있는 곳이 많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가서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방식/목표를 말하고 괜찮은 학원을 리스트를 뽑아 달라고 해서 Trial lesson을 예약한 후 수업을 한번씩 들어 본다. 운만 좋으면 저렴한 가격에 한국인은 별로 없고 반 인원도 3, 4명 뿐인 클래스를 찾을 수도 있다(발품을 파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유학생이 붐비는 곳에서 돌리는 전단지(?)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곳도 직접 가서 "트라이얼 레슨 받으러 왔다"고 하면 수업에 들어가서 참관할 수 있게 해주므로 모두 알아보도록 한다.

마음에 드는 학원을 찾았다면 남은 과정은 등록과 등록 허가서를 받아 이민국에 보내서 비자를 연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유학원에 위임하는 것이 좋다. 유학원을 통해 어학원도 등록할 것이므로 어차피 유학원에서 신경써서 도와준다. 비자 연장이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캐나다의 경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학원 상담원 분들이 쓰라고 하는 부분만 신경써서 제출하면 한두달 뒤에 비자가 집으로 배달된다.

상대적으로 장기 등록을 해서 4개월 정도를 다녀야 하는 경우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문제는 4개월 등록한 학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오전수업만 등록을 하는 것이다. 유학 인구가 많은 밴쿠버의 경우 현지의 학원이 정말 많아서 단과반도 많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튜터(개인 과외)를 구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학원에 요청해서 학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중 오전에 들을 수 있는 것을 고른 뒤 그 중 그나마 나은 것으로 선택해서 오전에는 등록해놓은 학원을 다니고 오후에는 튜터를 하던가 다른 학원의 단과반(듣기, 쓰기, 말하기, 영화, 드라마 등등 다양하다)을 신청해서 듣는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상대적인 비용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