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애플리케이션, 유료 애플리케이션
앱스토어를 둘러보다 보면 많은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이 유료로 팔리고 있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유용하면서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유료의 경우에도 10달러를 초과하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필자가 이것을 보고 처음 한 생각은 '굉장히 저렴하다'였다.
핸드폰에서 돌아가는 기능 하나가 몇 달러씩 하는데 그게 뭐가 저렴하느냐 하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 주위의 친구들도 그런 말을 한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통칭)들은 모두 엄연한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이다. 일단 다음 소프트웨어 목록들을 한번 보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7 얼티밋(Ultimate)버전 한글판 (처음 사용자용): \264,000
한글과컴퓨터 한글 2010 처음 사용자용: \212,000
안철수 연구소 V3 365 클리닉 스탠다드(다운로드버전): \39,600
물론 윈도우용 프로그램들은 그 복잡성이나 규모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서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셰어웨어들도 윈도우나 한글 정도는 아니더라도 V3정도의 가격, 즉 20-3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앱스토어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앱들은 대부분 완성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실제 활용가능성도 굉장히 뛰어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1-2달러 정도의 가격은 그다지 비싼 것이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기 때문인지,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을 구매하는 비중이 특히 낮다고 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 역시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고 소프트웨어는 그 형태가 무형일 뿐 음악이나 기타 무형물과 함께 엄연한 '상품'이다. 제작자가 무료로 공개하거나 오픈소스 정책을 가지고 개발한다면 사용자에게는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모든 개발자들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고 강요해서도 안된다. 무료 소프트웨어가 별다른 수익구조가 없을 경우에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능력이 있는 사람도 개발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1
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고무적인 사실은 앱스토어에서 유료앱 구매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유료로 앱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유료로 앱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에 익숙해져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무형물의 사용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풍토가 정착된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애플 앱스토어는 이와 같은 풍토의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여기서의 무료 소프트웨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무료를 의미한다. 즉 광고를 삽입한다거나 별다른 조건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애드웨어나 셰어웨어이지 프리웨어는 아닌 것이다. 이러한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부연 설명하자면 셰어웨어는 일정 기간 사용해 보고 직접 구입해서 쓰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애드웨어는 소프트웨어 사용의 대가로 광고를 보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프리웨어는 말 그대로 공짜 소프트웨어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