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절약 두번째, 컴퓨터에서 소비되는 전기 줄이기
각 가정과 회사마다 컴퓨터가 필수적인 존재가 되면서 컴퓨터로 인해 발생하는 전기 요금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특히 성능이 크게 향상된 오늘날의 PC들은 그 성능만큼이나 많은 전기를 소모한다. 한 예로, 필자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90년대 중반의 486이나 펜티엄CPU들은 10W이하의 전력만을 필요로 했다. 현재 필자가 쓰고 있는 구형 펜티엄4만 해도 60-70W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최신의 멀티코어 프로세서인 i7은 100W를 넘는 전력을 필요로 한다. CPU 이외에도 많은 컴퓨터 부품들이 전기를 소모한다. 특히 그래픽카드가 고성능의 것일 경우 전력소모는 더 커진다. 따라서 파워서플라이(PSU)가 350-450W 정도의 용량을 필요로 하는 컴퓨터라면 꽤 많은 양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 셈이다. 1
컴퓨터의 전기세 계산은 컴퓨터가 소모하고 있는 전력을 알아내어 이전의 포스트에서 다룬 에어컨 전기세 계산 요령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되므로 별다른 것이 없다. 문제는 계산요령이 아니라 컴퓨터의 소모전력을 알아내는 방식이다. 컴퓨터는 에어컨과는 달리 단일한 전력소모량이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드물다. 노트북이나 완제품 데스크탑이라면 몰라도 조립 컴퓨터의 경우에는 전력소모량이 표시되어 있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직접 계산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력소모량을 계산하려면 각 부품이 소모하는 전력의 양을 더해야 한다. 각 부품의 메뉴얼에 보면 전력소모가 나와 있기도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인터넷을 통해 찾거나 해당 부품의 전력소모 평균치를 구해서 계산해볼 수도 있다. 아니면 다음과 같은 계산 웹사이트를 이용해볼 수도 있다.
http://extreme.outervision.com/psucalculatorlite.jsp
위의 웹사이트에서는 부품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계산되어 나오기 때문에 전력소모를 예측해볼 수 있다. 그러나 계산보다 중요한 것이 어떻게 이 숫자를 줄이는가이다.
필자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최소 142W의 전력소모가, 그리고 전력소모가 높은 경우 192W까지 소모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림에서 보이듯이 192W의 파워 서플라이가 필요하다는 계산결과가 나온다. 따라서 보통 180-190W 정도의 전력이 소모될 것이라 본다. 그리고 여기에 USB장치를 추가적으로 연결한 만큼 전력소모는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이 전력소모 수치를 줄이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컴퓨터를 바꾼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업그레이드나 고장으로 인한 구입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고려할 만한 대안이다. 저전력 부품을 이용함으로써 근본적인 전기 절약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선상에 있는 방법에서 노트북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노트북은 일반적으로 배터리로 구동되는 상황을 고려해서 만들어졌으므로 최대한 전기를 절약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노트북을 이용한다면 전력 소모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극단적으로 최근 많이들 사용하는 넷북의 경우는 10W내외의 전력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필자의 컴퓨터에 비해서 1/20정도의 전력으로 구동되는 셈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저전력 제품은 성능이 일반 제품보다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성능을 중요시하는 사용자라면 이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일상적인 업무 - 워드를 비롯한 오피스, 동영상 강의, 웹서핑 등 - 용도로만 사용할 컴퓨터라면 저전력 제품을 이용하며 전력 소모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우선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CPU 부터 살펴보자. 멀티코어 CPU의 경우 전력소모가 싱글코어보다 높은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자신의 목적에 맞는 성능을 가진 CPU를 고르는 것이 좋다. 만약 극단적인 저전력이 필요하다면 인텔 아톰을 데스크탑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아톰CPU는 위에서 언급한 넷북에 사용되는 CPU로 일반적인 데스크탑용 CPU보다 훨씬 적은 전기만을 소모하는 것은 물론, 어지간한 노트북 CPU 보다도 훨씬 적은 전력소모량을 자랑한다.
이는 극단적인 경우이고, 일반적인 경우에는 저전력 CPU를 쓰면 된다. CPU마다 스펙을 보면 전력소모(TDP)가 나와 있다. 이것을 기준으로 낮은 제품일수록 전력소모가 적다. 듀얼코어를 사용할 경우 최소한 60W정도의 전력 소모는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최신의 데스크탑에서 200W 이하로 낮추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면 가능한 한 최대한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시스템의 조건을 알아보자.
- CPU는 60W정도를 사용하는 듀얼코어나 트리플 코어 제품을 사용한다. 다시 말하지만 CPU가 전력소모의 주범 중 하나이므로 듀얼코어로 충분하다면 그렇게 쓰는 것이 낫다. 특별히 필요도 없는 고성능의 시스템을 고집하느라 쿼드코어나 헥사코어 제품을 사용하면 이미 CPU만으로 100W이상의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전기 절약은 물건너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램은 하나만 사용하자. 처음 시스템을 꾸민다면 2GB 램댁 하나 정도면 될 것이다. 추후에 업그레이드할 경우에 2GB를 하나 더 끼우면 되기 때문이다. 특별히 메모리가 큰 사양이 요구되는 작업을 한다면 더 대용량인 4GB를 생각해 볼 수도 있으니 CPU가 보급형 듀얼코어라면 더 이상의 램 확충은 일반적인 경우 큰 성능 향상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 하드디스크는 RPM이 낮은 제품이 당연히 전력을 적게 소모한다. 그러나 그 때문에 5,400RPM 제품(대표적으로 웨스턴디지털사의 그린 시리즈)을 사용한다면 그 속도 때문에 답답할지도 모른다. 하드디스크는 상대적으로 느린 저장매체이기 때문에 전기를 조금 더 쓰더라도 고속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불필요한 PCI카드나 ODD는 설치하지 않는다. ODD가 아예 없을 경우 USB나 다른 방법을 통한 운영체제의 설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불편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 USB 포트에 여러 외장 제품을 연결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USB는 5V 전압을 공급하기 때문에 MP3나 기타 주변기기의 충전이 가능한데 그만큼 전기가 더 들어간다. 불필요한 주변기기는 연결해 두지 않도록 한다.
- 모니터 구입시에도 전력소모가 천차만별이니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제품을 고려하도록 한다.
신경을 써서 부품을 구성했다면 200W 이하, 아톰 등 저전력 CPU를 사용할 경우에는 그보다 더 낮은 수치가 가능할 수도 있다. 핵심은 저전력 제품을 사용하면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성능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2. 컴퓨터를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컴퓨터를 구입한 지 얼마 안되었다거나 새로 구입할 상황이 안된다면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1) 새로 구입한 최신형 제품일 경우 와 (2) 여건이 안되어 구형 제품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경우 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한동안 고성능 컴퓨터를 돌려야 할 것이므로 전기를 아끼는 컴퓨터 이용 습관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 현재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최대한 전기를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주변기기와 부품을 제거하고 전기를 아끼기 위한 다음 습관을 참고한다.
-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잠깐 자리를 비울 것이라면 전원을 끄지 않도록 한다. 부팅시에 전력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0분~1시간 정도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전원을 끄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한다.
- 모니터는 전력소모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인치수와 모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전기가 소모되는지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전기가 적게 드는 LCD라고 해도 대략 22인치의 경우 30-50W 정도를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인치수가 늘수록 전력소비도 늘어나며 화면 밝기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컴퓨터를 켜 놓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라도 모니터는 꺼두도록 한다. 본체만 끄고 모니터는 대기 상태로 두는 경우도 있는데 대기전력도 만만치 않으므로 끄는 것이 좋다. 대기전력은 10W 이하지만 모니터마다 다르므로 이 또한 확인해두면 좋을 것이다.
- 멀티탭을 조금 비싸더라도 스위치가 따로 달린 것을 사용하여 사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전력을 차단하도록 한다. 이로써 대기 전력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좀더 나은 멀티탭들은 본체용과 모니터용 플러그가 따로 구분되어 있기도 하다. 더 좋은 방법은 전력을 통합 관리하는 절전형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인데 멀티탭 자체의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3-5만원 정도 하는 이 멀티탭은 USB로 컴퓨터와 연결, 사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전원을 차단한다고 한다.
전기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컴퓨터 부품 중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대기전력을 필요로 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전원을 끄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당연하지만 WOL(Wake On Lan)과 같은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본체는 항상 전원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프린터 역시 전원을 차단하고 오래 방치할 경우 잉크가 굳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비싼 잉크 카트리지가 망가질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데스크탑은 최신 듀얼코어와 비슷한 전기를 소모한다. 따라서 바꾸는 것이 이익이다. 기존 성능으로 충분하다고 해도 넷북으로 대체해도 큰 불편함이 없는 경우이다. 따라서 어지간한 경우라면 무조건 바꾸거나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이 절전 측면에서는 이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은 사용해야 한다면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절전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팬이나 방열판에 먼지가 있을 경우 냉각 효율이 떨어지므로 이 또한 해결하는 것이 좋다.
드문 경우지만 CRT모니터를 이용한다면 모니터만이라도 바꾸는 것이 좋다. 보통 CRT모니터는 19인치라도 100W 정도의 전력을 소모하는데 이는 LCD모니터로 바꾸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다.
- 파워서플라이 용량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전력소모가 큰 것은 아니다. 파워서플라이에서 표시된 수치는 최대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의 수치일 뿐, 항상 그 수치만큼의 전력을 소모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컴퓨터의 전력소모는 각 부품의 전력소모의 합으로 구해야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