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ce Blub's Island

Macbook Air 구입을 고려하게 된 것은 프로그래밍 때문이었다.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에 들어가는 iOS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애플의 OSX를 이용해야 한다. 애플은 OSX를 일반 컴퓨터에서 작동시키는(클론맥)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맥북이나 아이맥, 맥 프로 등 애플의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처음 맥북을 고르면서 한 생각은 '너무 비싸고 폐쇄적' 이라는 것이었으며 지금도 그 생각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일단 하드웨어 자체가 동일 가격대의 노트북들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필자가 구입한 맥북 에어의 경우 200만원이 조금 되지 않는데, 이는 타사의 거의 최고사양 노트북을 살 수 있는 가격대이다. 그리고 VGA나 DVI로 Video Out을 원하는 경우에도 전용 케이블을 구매해야 한다(대다수의 타사 노트북은 측면에 이 포트가 내장되어 있다). 심지어는 랜선을 꼽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맥북을 받아서 여는 순간까지 이 생각이 매우 강했다. 그러나 맥북을 받아서 한두시간 사용하고 주말을 집에서 맥북을 가지고 놀면서 보내면서 든 생각은 이러한 불편함과 단점들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맥북을 이용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맥북을 박스에서 꺼내면 이미 충전이 어느 정도 되어 있고 켜서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맥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추가적인 소프트웨어의 설치도 따로 쇼핑몰에서 구매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폰 앱스토어처럼 스토어에서 바로 구입하면 설치가 완료된다. 사용 그 자체가 편리해지는 것이다.

위의 연장선상이지만, 사용 자체가 매우 편리하다. 별다른 최적화나 복잡한 설정이 필요가 없다. FreeBSD라는 유닉스 운영체제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왔기 때문에 보안에도 강하며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의 염려도 상대적으로 적다(실제로 백신을 설치할 필요성이 거의 없다). 그리고 유닉스/리눅스 계열 운영체제의 이러한 강점을 아름답고 편안한 인터페이스로 잘 포장해 놓아서 실제 이용하는 사람은 이러한 부분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장점들에 대해 반문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른 회사의 제품들도 요즘에는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실제로 데스크탑에서 윈도우7을 이용하고 있는 필자도 윈도우7이 비약적인 향상이 있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윈도우7에도 많은 부분 보안에서 신경을 쓰고 있으며 인터페이스 역시 개인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애플 컴퓨터의 그것에 비해 더 나은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닉스 계열 시스템에서 갖는 강력한 기능들은 아직 윈도우에서 그대로 재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유닉스/리눅스를 사용해 보신 분들이라면 알것이다. 윈도우에서 소위 '컴퓨터를 민다, 포맷한다'는 것이 리눅스에서는 얼마나 생경한 어휘인지 말이다. 리눅스에서는 응용프로그램의 반복적 설치와 삭제, 그리고 컴퓨터의 사용에 따른 시스템 성능의 저하가 거의 없다. 필자는 데비안을 사용해 보았지만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줄 뿐 포맷을 해서 초기화하는 것은 거의 불필요하다. 이는 컴퓨터 사용에 있어서 엄청나게 큰 차이를 가져다 준다. 이는 바로 신뢰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정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러분의 사진을 인화하지 않고 모두 JPG파일이나 RAW포맷으로 보관한다고 생각해 보자. 뭔가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파일을 실수로 삭제하지는 않을까? 데이터가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로 인해 손상되지는 않을까? 아직 선뜻 디지털로 모든 중요한 정보를 보관하기에는 꺼려지는 요소들이 많다. 컴퓨터를 포맷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오는' 운영체제는 이러한 디지털로 정보를 보관하는 것을 제한하는 또다른 요소이다. 윈도우의 내 사진 폴더에 사진들을 모두 보관한다면 컴퓨터를 포맷하는 경우 이를 모두 백업해 놓아야 한다. 하지만 리눅스나 유닉스에서는 포맷할 일이 거의 없으므로 이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윈도우도 잘 관리하면 - 윈도우7의 경우에는 -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필자가 그렇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 머신에서 실험적이거나 몇번 쓰고 지울 애플리케이션들을 돌리고 인터넷 뱅킹도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면 된다. 그러나 사용자가 이렇게 능숙해야만 컴퓨터를 잘 쓸 수 있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맥은 전문가들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에게 더 편리한 컴퓨터라고 말하고 싶다. 컴퓨터를 잘 하는 사람은 FreeBSD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도 즐길 수 있다. 콘솔 창도 있고 많은 유틸리티들도 맥 OSX에서 훌륭하게 돌아간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맥북에어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분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에 대해 약간의 결벽증 같은 것이 있어서 윈도우를 사용할 때에 느꼈던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이 많은 부분 해소되어서 편리함을 느끼고 있다. 필자 같은 경우의 사용자라면, 그리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맥북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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