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ce Blub's Island

Apple의 가장 최신 스마트폰인 iPhone 5를 KT에서 차수를 받아 지난 월요일 개통했습니다. 원래 쓰던 폰은 iPhone 4이고, 중간에 넥서스와 블랙베리를 한 번씩 사용했기 때문(결국은 iPhone 으로 되돌아왔지만)에 가장 처음 사용한 스마트폰인 Nokia 폰까지 생각하면 다섯 번째 스마트폰입니다.

iPhone 5는 외형상으로 보면 큰 변화가 다가오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인들과 프리스비 등의 리셀러를 방문해 본 결과, 원래 iPhone 을 사용하던 사람은 디자인의 변화에 매우 감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생각에도 위아래로 길어진 것 말고도 외형상의 마감이나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 버튼을 누를 때의 감촉 등이 상당히 만족스럽게 바뀌었는데 이러한 세심한 완성도의 차이에서 오는 느낌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일부 주장들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신형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에 사용되는 5핀 Lighting 단자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전의 액세서리들 중 폰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Dock 이나 스피커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물론 변환 젠더가 있고, 애플 정품이 아닌 유사품을 사면 큰 부담은 아니지만 주변기기로 이러한 제품들을 많이 사용하는 분들은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자 자체만 보면 매우 만족스러운데, 새로운 단자는 방향 구분이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30핀 단자나 Micro USB 등의 단자와 같이 위아래를 확인할 필요 없이 그냥 꽃으면 됩니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정말 편리하게 느껴집니다.

버튼도 기존보다는 누르는 느낌이 달라져서 아이패드 버튼 누르는 듯한 견고함이 느껴집니다. 특히 iPhone 의 고질적인 문제인 홈버튼 문제는 어느 정도나 개선되었을지 궁금한데 이는 한 1년은 사용해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니 지금은 알 길이 없군요.

위아래의 모서리 부분은 다이아몬드 커팅이라고 해서 더 자연스럽게 액정과 바디가 연결되어 보임과 동시에 반사로 인해 포인트를 주는 부분입니다. 크롬 테두리가 사라지면서 색상이 좀더 가라앉는 느낌이 있는데 액정의 검정, 커팅 부분의 반짝임, 그리고 좀더 회색에 가까운 테두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스가 잘 나는 부분이라고 하는데 아직 제 폰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어폰을 삽입하는 단자도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윗면과 아랫면 중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정도는 아닌데, 이어폰을 꽃은 상태에서 위아래가 혼동되는 (기존에 4는 반대였기 때문에) 문제가 있습니다만, 한 달 정도 지나면 적응될 것 같습니다. 이어폰을 넣을 때 딸깍 하는 느낌은 그대로이고, 2년이 지난 iPhone 4 도 이 느낌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헐거워지거나 할 걱정은 별로 없네요. 이 부품을 어느 회사가 공급하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한 기술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년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이어폰을 넣었다 뺐는데도 전혀 헐거워지지 않으니...

뒷면은 얼핏 보아도 가장 큰 변화가 보이는 부분입니다. 완전 검은색에 광택을 띄는 위아래 부분, 그리고 가운데 부분의 푸른빛을 띈 무광택 부분이 잘 조화되어 있습니다. 위의 카메라 렌즈 부분은 사파이어 크리스탈이라고 해서 인공 사파이어로 되어 있습니다. 시계 유리 등에 사용되어 기스가 나는 것을 방지하는 재질인데 다이아몬드로 긁어야만 기스를 낼 수 있을 정도로 경도가 좋은 소재라고 합니다. 사실 렌즈 커버에 기스가 나면 해당 카메라는 무용지물이 되는데, 이러한 재질의 선택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사용

몇 일 동안 사용한 결과 느낌은 '대단히 만족' 입니다. 사양이 좋아져서 앱들의 반응도 매우 빠르고 LTE 네트워크의 사용으로 모든 사용자 경험이 향상되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속도를 즐기다 보면 데이터를 펑펑 쓰게 되니 가격을 생각하여 낮은 요금제를 선택하신 저와 같은 분들은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통신사 선택

통신사는 SK와 KT가 거의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KT는 아직까지 위약금3 제도를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좀더 유리하며, 동일 요금제 하에서 데이터 용량을 조금 더 제공합니다. 저는 SK에서 1차수 예약을 했지만 이런 이유 떄문에 20차수인 KT로...올레TV 6개월 무료 제공, 에버노트 1년 플랜 무료 제공도 괜찮은 혜택이라고 봅니다. 특히 에버노트는 45불짜리 플랜을 제공하기 때문에 원래 에버노트를 많이 쓰시는 분들에게는 큰 혜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LTE 커버리지는 SK가 더 낫다고 하니, KT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주 사용지가 음영지역인지 확인해 보시고 가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수도권에서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네요.


캐리어 언락

현재 통신사들이 LTE 요금제로 iPhone 5 를 출시하였지만, Apple 에서는 캐리어 언락 폰도 팔고 있습니다. 캐리어 언락 폰이란 기계를 구입하여 원하는 통신사에 원하는 요금제로 소비자가 직접 가입하는 형태의 폰으로, 판매 자체를 Apple 에서 직접 하는 제한이 없는(Unlocked) 단말기입니다. 보통 약정할인, 각종 부가 혜택 등의 이유로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통신사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언락폰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1. SK로 가입할 예정인데 약정기간을 다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SK는 위약금3제도가 있기 때문에 중간에 해약하는 순간 출고가 대비 할인된 만큼이 전액 청구됩니다. 여전히 언락폰은 SK 의 iPhone 5 출고가보다는 비싸지만, 중간에 해약을 할 생각이라면 귀찮게 할부 등의 약정에 얽매일 필요 없이 통신사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언락폰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2. LTE 망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경우

현재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iPhone 5 를 구입할 경우 무조건 LTE 요금제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LTE 네트워크는 매우 빠르지만 가격도 매우 비싸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도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3G를 사용하고 싶은데 iPhone 5 를 원하는 분들은 직접 언락된 iPhone 을 Apple Store 에서 구입하여 통신사에서 3G 요금제로 가입하면 됩니다.

3. MVNO 회선을 사용하려는 경우(2와 유사)

별정통신사들의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활용할 분들 역시 언락된 폰을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별정통신사들은 별도로 iPhone 5 를 판매하고 있지 않고 (사실, 폰을 판매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대부분 유심만 판매하여 언락폰에 끼워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단말기도 직접 구입하여 가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