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ce Blub's Island

여러 사람이 주고받고 열람할 일이 많은 공문서 파일들이 HWP 파일로 올라오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MS오피스를 쓰는 필자는 한글을 컴퓨터에 설치하지 않고 있으며 뷰어를 설치해서 보고 있다. 워드프로세서로는 윈도우 머신에서는 MS오피스를 쓰고 있고 맥에서는 아직 많이 써보지는 않았지만 Pages가 있으며 오픈오피스를 사용할 수도 있기 떄문이다. 중복되는 기능의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들을 설치하는 것은 시스템의 자원뿐만 아니라 돈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

학교에서나 일부 기관들에서 공지사항으로 웹페이지에 공문서를 첨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보려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PDF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DOC도 윈도우에서 보거나 오픈오피스로도 어느 정도 보인다. 문제는 HWP 파일들이다.

HWP가 국산 소프트웨어로 많이 사용되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그것을 공식적인 문서의 포맷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문서가 HWP로 제공되면 사용자는 한글을 구입해야 한다. 한글 뷰어가 있지 않느냐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뷰어를 사용하는 과정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HWP파일을 보기 위해서는 한글뷰어를 선택해야 한다. 다른 회사에서 나온 HWP 포맷 뷰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용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따라서 선택은 한글과 컴퓨터 사의 한글뷰어, 혹은 한글 정품의 구입밖에 없다(게다가 한글뷰어에는 광고도 나오는데 광고가 나오는 이상 소비자는 대가를 지불하는 셈이다 - 프리웨어가 아닌 애드웨어이므로).

그러면 PDF는 뭐가 다른가? PDF는 문서표준이 공개되어 있다(물론 한글도 최근에 공개한 바 있지만 그 포맷을 참조한 뷰어가 없어서 선택권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어도비사가 PDF 포맷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해도 이미 표준이 공개된 상태에서 다양한 뷰어들이 나와 있으며 어크로뱃과 같은 뷰어는 무료이기 때문에 (사실 대부분의 PDF뷰어가 무료이다) 문서가 PDF로 되어 있는 것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OSX나 일부 리눅스 배포판(우분투 등 데스크탑 환경 기반)들은 자체 PDF뷰어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어서 추가적인 설치가 필요없다.

오픈오피스의 ODF는 어떨까? 원칙적으로만 따지자면 오픈오피스가 무료로 공개되어 있고 ODF포맷 규격도 공개되어 있으므로 문제는 없다. 다만 많이 사용되지 않기에 이를 중심으로 문서를 배포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신 오픈오피스에서는 PDF로 파일을 export하는 옵션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각 공문서를 비롯해서 기업체, 학교 등에서 쓰는 대부분의 문서는 PDF로 공개하고 그 원본이 되는 편집 가능한 파일, 즉 DOCX나 ODF를 함께 올리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플랫폼에 관계없이 누구나 추가적인 비용을 소모하지 않고 문서를 열 수 있어야 정보가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